[이주의한순간] “CCTV가 학생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징계하는 데 이용되는가?”

“교사가 학생 소지품 검사를 하는 게 감시카메라(CCTV)에 찍히면 그 교사가 제재를 당합니까, 아니면 그냥 넘어갑니까?”
“학생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카메라(CCTV)를 사용합니까, 아니면 징계하는 데 사용합니까?”

2019년 9월 18일, 19일 이틀간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대한민국에 대한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정기 심의가 있었다. 정부가 제출한 보고서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출한 보고서 등을 검토한 뒤, 마지막으로 한국 정부 대표단에게 질의를 하고 응답을 듣는 일정이었다. 시민단체에서 10여 명이 심의에 대응하기 위해 제네바에 모였다. 나도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활동가로서 동참했다.

 

왼쪽: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정기심의 사전미팅 모습. 오른쪽: 유엔 표지석 앞 공현의 모습.

왼쪽: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정기심의 사전미팅 모습. 오른쪽: 유엔 표지석 앞 공현의 모습.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위원 중 아말 알도세리(Amal Salman Aldoseri) 위원이 대한민국에 대한 심의를 책임지는 위치에 있어서 그런지 가장 적극적으로 많은 이슈에 관심을 보였다.

시민단체들과 18일 오전에 가진 사전 미팅에서 학교에서의 사생활의 자유 침해 문제를 이야기하자, 알도세리 위원은 이렇게 물었다. “교사가 학생 소지품 검사를 하는 게 감시카메라에 찍히면 그 교사가 제재를 당하는가, 아니면 그냥 넘어가는가? “한국 정부 대표단에 질의를 하는 심의 자리에서도 알도세리 위원은 “CCTV가 학생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징계하는 데 이용되는가?”이라는 내용의 질문을 했다.

18일 오전에 저 질문을 받았을 때 속으로 ‘참, 그러게 말입니다…’라고 생각했다. 감시카메라(폐쇄회로텔레비전=CCTV라는 말은 너무 완곡한 표현인 것 같고, 실제로 폐쇄회로가 아닌데도 CCTV라 불리는 경우도 많다. 정확한 표현은 ‘감시카메라’라고 생각한다.)는 구성원들의 안전을 위해, 구성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학생들이 교사에게 소지품 검사를 당할 때, 두발단속을 당할 때, 체벌을 당할 때 감시카메라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감시카메라 덕분에 폭행 등의 범죄를 잡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감시카메라는 학교가 허락하지 않은 행동을 못 하게 감시하는 것이 되기도 한다. 나는 고등학교에 다닐 때 학교 기숙사에서의 체벌과 단체 기합 등을 비판하는 글을 써서 새벽에 몰래 배포한 적이 있다. 그때 학교에서는 감시카메라 기록을 이용하여 내가 배포했다는 것을 알아내 벌점을 줬다.

우리는 감시카메라가 우리의 프라이버시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쓰이길 바라지만, 실제로는 그와 더불어 권력자가 감시와 통제를 하는 것을 용이하게 만드는 기능을 동시에 하곤 한다. 감시카메라 설치와 운용에 관련해서 나의 권리를 요구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데 그 이전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이용하는 목적이 애초에 무엇인지를 따져 묻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성: 공현(활동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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