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한문장] “친밀하니까 할퀴는 거라옹~~”
친밀하다는 것은 보호받을 처지에 있어도 할퀼 줄 안다는 것

고양이 무케의 모습입니다. 짱짱귀욤!

 

2019년 나에게 일어난 큰 변화 중 하나는 남편 외에 ‘무케’라는 고양이 가족이 생겼다는 것이다. 사진만 봐도 짐작하겠지만, 무케는 존재 자체가 웃음을 주는 존재여서 덥석 입양을 결심했지만, 사실 나는 식물도 키울 엄두를 내지 못하고, 내 몸하나 건사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실상 돌봄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처음 무케와의 만남은 돌볼줄 아는 존재로서 나의 실질적 능력 계발과 더불어 내가 그렇게 입으로 떠들고 다녔던 돌보는 자로서의 마음의 자세를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다.

무케를 돌보는 데 필요한 노동은 사실 여러 인터넷의 정보를 통해 조금씩 익혀나갔고, 역시 육묘도 아이템빨이라 잇템들의 도움으로 수월하게 넘어가기도 하였다. 오히려 나를 긴장시킨 것은 내 안의 보호주의 또는 보호주의를 핑계로 금지를 통해 돌봄 노동의 강도를 약화시키고자 하는 욕구와의 싸움이었다. 예를 들어 고양이는 털이 많이 빠지고, 그루밍을 많이 한다. 털 자체도 많으려니와 그루밍을 통해 자신의 털에 묻은 이물질을 모두 먹기 때문에 청소에 대한 엄청난 부담을 지게 된다. 그래서, 자꾸 청소가 힘든 구역은 고양이 금지구역으로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러다 보면 평생을 집에서 살아야하는 집고양이는 그나마도 좁은 구역에서 갇혀 살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고양이를 위해서라고 하면서 사실 나 편하자고 하는 시도들과 실제 고양이의 위험과 관련된 것을 구분하는 데 많은 애를 써야했다. 그래서 우리집은 대부분 고양이와 공존하는 공간이지만, 전선이 뭉쳐있는 곳과 세제를 깨끗이 닦지 못하는 화장실을 빼고 모두 공용공간이 되었다.

이러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정리가 되었지만, 당황스러운 것은 무케에게 모르고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무케가 나를 할퀼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사실 이런 사건이 처음 일어날때는 내가 노력하는 어떤 대상이 나를 할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서운하고 충격적이어서 정말 미운마음이 들었고, 뭔가 복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그래서 돌봄을 받는자와 돌보는 자만이 있는1대1 관계가 정말 무서운 관계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곰곰이 생각해보니, 돌봄의 대상이 되는 절대약자일수록 자신이 싫어하는 것에 대한 거부권을 확실히 표현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먹을 수 있는지가 철저히 통제된 환경에서만 살 수 있는 존재가 할퀼 줄 모른다면, 자신에게 해가 되는 것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나는 그 때부터 무케의 할큄이 무척 소중한 의사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그런생각을 하다보니, 정말 싫은 것과, 조금 싫은 것 사이에 할큄의 차이가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병원가기처럼 싫어하는 것도 처음엔 엄청 싫어하다가 조금씩 적응해나가는 것도 경험할 수 있었다. 내가 최선을 다해 돌보고 있는 대상이 내가 사랑하는 만큼 나를 할퀼 수 있다는 것, 이것만큼 나의 돌봄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또 있을까? 친밀할수록 잘 할퀼지어다~~

*작성: 우돌(활동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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