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한문장] “건설사에서는 아직까지 정직원이 이렇게 사고가 난 적이 없다고 한다.”

7월 31일 비가 많이 왔습니다. 밤새 번쩍거리는 번개를 자다 깨다하며 본 것 같아요. 집 근처에 공사장이 많은데 비가 많이 와서인지 일을 늦게 시작해 소음없이 길게 아침잠을 잤습니다. 휴가의 마지막 날이라 느릿느릿 지내는 하루였지요. 핸드폰으로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목동 빗물 펌프장 사고 기사를 봤습니다. 저도 일터가 목동인지라 기사에 눈이 갔습니다. ‘아이고,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데 작업하러 들어가다니. 어쩌다가…’ 슬프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지만 긴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사고 다음날 3명의 작업자 중 실종으로 기사가 났던 두 분의 시신을 찾았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전에 메일 하나를 받았습니다. 돌아가신 노동자 중 한 분이 아는 분의 아드님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연락하며 지내는 분은 아니었지만,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행동을 하던 때 같이 연대하던 분이었어요. 부끄럽지만 그때야 정신이 번쩍 들며 뉴스 기사들이 다시 보였습니다. 돌아가신 분들과 내가 몇다리 건너지 않아도 연결되는 관계라는 인식이 생기니 다가오는 참사의 무게가 다르고, 보이는 사실들이 다르고, 안타까운 죽음이 아니라 억울한 죽음이구나 하는 생각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대피 시설이 없는 수로, 수문 개방 2분 전에 그 사실을 카톡으로 알렸다는 것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관공서, 작업하러 들어가야 했던 하청 노동자 한 분, 이주 노동자 한 분, 작업 현장과 연락이 안 되는 통신시설, 수문 개방 사실을 알리려 작업장으로 들어간 시공사 노동자, 사람이 안에 있었지만 기계를 보호하기 위해 출입구인 방수문을 닫은 사람들.

현대건설에서는 아직까지 정직원이 이렇게 사고가 난 적이 없다고 한다. 사고는 협력업체, 그 밑의 하도급 업체에만 일어나고 지들은 명령만 내리면 되는 구조이다. 만약 아들이 이들과 같이 지시만 했다면 직접적 책임자인 아들은 비난의 화살을 받아야 했을 것이다.
– 뉴스 기사(https://news.v.daum.net/v/20190802173000182)에 실린 카라님의 sns 내용의 일부

책임을 명확하게 물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일어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위험관리체계를 갖추기 바랍니다. 위험한 노동이 하청 노동자에게, 그리고 이주 노동자에게로 흐르는 현실이 달라지길 바랍니다.
돌아가신 노동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작성: 햄(활동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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