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한문장] “기본소득은 인간에 대한 믿음의 문제이다”

핀란드 정부가 지난 2년간 실시한 기본소득 실험에 대한 예비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자체 단위가 아닌 일국의 정부 차원으로는 최초 시도라고 알려진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이 확인하고자 했던 주요 질문은 “조건 없는 소득을 지급하면 과연 사람들이 (‘복지병’에서 벗어나) 일을 구하려고 할 것인가”였습니다. 따라서 이 실험의 성패를 살피는 주요 포인트는 월 560유로(약 70만원)를 기본소득을 받은 집단(2천명)과 받지 않은 그룹(통제그룹, 약 173,000명)의 고용지표를 비교하는 것이 됐죠.

핀란드 사회보장국에서 발표한 기본소득실험 중간결과발표 보도자료에 나온 그래프입니다.

핀란드 사회보장국(kela)에서 지난 2월 8일 발표한 보도자료 “기본소득 실험 중간 발표: : 첫 1년간 주관적 행복도 증가, 고용지표에는 영향 없어” 중.

 

2년의 실험기간 중 첫 1년치 결과상 고용지표에는 두 집단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답니다(기본소득 지급받은 그룹의 고용기간이 0.39일 더 길게 나옴. 위 그림 참고). 기본소득을 받은 집단이나 기존 복지 수급을 받는 집단이나 고용률 수치상 유의미한 차이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은 한편으론 사람들이 일을 하면서 좀 더 쉽게 때려칠 수 있는 협상력을 갖게 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남는 건 역시나 해석의 문제이죠. 기본소득이 효과가 없었다로 볼 것이냐 아니면 기본소득을 받는다고 해서 사람들이 일을 덜 하진 않았다 즉 “공짜 돈은 사람들을 게으르게 한다”는 통념은 증명되지 않았다고 볼 것이냐. (핀란드 정부는 기본소득 파일럿을 연장하지 않고 종료했습니다).

이번 중간 연구결과 발표를 두고 영국의 한 기본소득 연구자가 언론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 흥미롭습니다. “고용 변화는 없으나 예상 못한 다른 변화를 발견했다. 사람, 세상, 국가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가 높아졌다.” 이와 함께 스트레스 지수가 낮게 나오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통제그룹보다 높게 나왔다는데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복지병’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까, 수급자 자산 심사에 드는 행정비용을 줄일 수 있을까 하는 관료적 관심이 아니라 사람들이 삶을 더 안정적으로 느끼며 “오늘, 내일, 모레 정도의 삶”이 아닌 인생의 계획을 세우고 타인과 사회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이 “예상 못한 결과”야말로 기본소득의 혁명적 성격이 담겨있는 것 아닐까요.

“기본소득을 도입하려는 시도는 인간에 대한 믿음의 문제다.” 기본소득을 둘러싼 비판에 대한 반론으로 인도의 한 정치인이 한 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단일 변수로 설명될 수 없는 복합적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반영한,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 책임연구자의 에 주목해봅니다.

“어떤 실험이든 우리는 인간 존재의 예측불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 특정 행동을 기본소득의 영향이라고 단언하기 어려운만큼 우리는 그 효과를 보기 위해 기본소득 지급 실험을 더 해봐야만 한다.”

*작성: 날맹(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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