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한문장] “어른이 되면 할 수 있어.”

어른이 되면 할 수 있어.

『장혜영, 어른이 되면 – 발달장애인 동생과 함께 보낸 시설 밖 400일의 일상』

며칠 전, 4월 20일에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 있었습니다. 들 사람들 텔레그램 방에 올라온 420 일정 안내메세지를 보다가 문득 전에 텀블벅에서 후원했던 다큐멘터리 ‘어른이 되면’이 생각났습니다. ‘어른이 되면’은 생각많은 둘째언니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시는 유투버 장혜영 님과 동생 장혜정 님의 탈시설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다음은 이야기 중에서 왜 제목이 ‘어른이 되면’인지 알게 해주는 장면입니다.

혜정이가 아직 시설에서 생활할 무렵, 나와 함께 종종 외출할 때가 있었다. 혜정이는 가끔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을 때면 혼자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어른이 되면 할 수 있어” 스물을 훌쩍 지나 서른이 가까워오는 혜정이의 입에서 “어른이 되면”이라는 말을 듣는 것은 그간 혜정이가 살아온 시간이 어떠했는지 짐작하게 한다. ‘어른이 되면 할 수 있다.’는 말로 얼마나 오랫동안 혜정이는 수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했을까. 혜정이에게 ‘어른이 되면’이라고 말해왔던 그 사람들은 정말 단 한 번이라도 언젠가 혜정이가 ‘어른’이 된 모습을 상상해보았을까?

발달장애인이 무언가를 결정하는 것, 시설 밖에서 살아가는 것은 ‘어른이 되면 할 수 있는’ 일로 얘기됩니다. 위의 글을 읽으면서 저는 청소년이던 때에 들었던 ‘대학에 가서 놀아라.’, ‘염색은 어른이 되면 하라.’ 같은 말들이 생각났습니다. 우리는 모두 ‘어른’이 될 수 있고, 조금만 참으면 될 것 같았지만 ‘어른’의 조건이 무엇인지 누구도 명확하게 설명해주지 않았습니다. 20살이 되면 ‘어른’일까요? 혜정씨의 이야기를 보면 사람들이 말하는 ‘어른’의 조건은 단순히 일정 나이 이상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어쩌면 ‘어른’이란 존재하지 않고, 사회가 만든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이들의 삶에서 선택을 제한하기 위한 명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른이 되면’이라는 말로 인해 많은 것들을 포기하기를 요구받아온 이들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한 문장이었습니다.

*작성: 연잎(활동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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