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을짓는사람들]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북토크에 다녀왔어요 ①

4월 9일, 비가 오던 저녁 통의동에서는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낭독회×북토크가 있었어요. 우리 “들사람들” 텔레그램 방에서도 신청 공지가 올라왔었죠. 누군가는 과연 사람들이 많이 왔을까를 걱정하며, 누군가는 내가 요즘 정말 세월호를 많이 잊고 있었구나를 새삼 떠올리며, 누군가는 5년 동안 대체 달라진 게 뭘까 답답해하며 역사책방으로 모였습니다. 그날의 북토크와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 4월 20일 저녁에 호연, 개굴, 단감이 만났어요. 호연은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으로서 이 책을 함께 집필했고, 개굴과 단감은 독자로서 북토크에 함께했었지요.

□ 북토크에 도착하기까지

호연: 사실 홍보 기간이 그렇게 길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는 약간 불안했거든요. 물론 50명 이상은 받지 못하는 장소였지만 그만큼 모으는 것도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그런데 정말 일찍 마감이 됐어요. 우리가 책을 낼 때에도 늘 그런 고민이 있거든요. 이번 책은 누가 얼마나 읽어줄까. 그런데 이번 낭독회 준비하면서 여전히 세월호에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였죠.

개굴: 나는 그날 지역에서 교육 끝나고 겨우 간당간당하게 도착했는데, 가는 길에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신청이 금방 마감됐다고는 하지만 비도 오는데 사람들이 얼마나 와 있을까. 근데 도착해보니 사람들이 진짜 빽빽하게 와 있었고 또 연령대도 다양하고 그래서 한숨 놓이는 거예요. 학교에 가서 교육할 때도 ‘여러분 세월호 사건 기억하세요?’ 라고 물어볼 때면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봐 걱정하는 마음이 있었거든.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굉장히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모습을 접하며 안도감을 느끼고 그랬는데, 유가족들은 잊혀질까 하는 두려움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컸겠지 하는 생각이 다시금 들더라구.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와 있는 그날의 풍경 자체에서 위로가 되고 다짐이 되는 자리였던 것 같아요.

단감: 나야말로 세월호를 잊은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별거 안 하다 행사에만 참여하는 것 같아서 좀 민망한 마음으로 북토크에 갔는데, 거기 도착하는 순간 내 마음이 엄청 많이 바뀌더라고요, 갑자기 마음이 급해지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 싶고. 그래서 세월호를 기억하려면 계속 이런 데를 다녀야 하는구나 싶었어요. 잊지 않는다는 게 결국은 내 활동으로 되는 것 같아요. 한 발 떨어진 곳에 있으면 그냥 마음가짐의 문제가 되고, 그러다보면 의무감이나 죄책감으로 흐르기 쉬운데, 그런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어떤 활동에 참여를 한다거나 지성어머니 말처럼 리본을 단다거나 세월호 책을 읽는다거나 이런 행동을 해야 자연스레 기억하며 살 수 있는 거구나.

호연: 갑자기 그 생각난다. 들꽃 청소년 세상에 청소년 운영위원회가 있는데, 인권교육을 받기로 했다고 자립팸 ‘이상한 나라’ 청소년이 얘기하면서 자기들은 인권을 몸으로 배웠다고 하는 거야. 그이들이 416 실천단 활동하면서 집회도 되게 많이 나갔는데, 인권은 교육 받는 것만으로 배워지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이야기를 듣고 나는 너무 재미있다고 생각했어. 인권을 몸으로 배운다는 게 참… 사실 인권의 역사가 그렇기도 하잖아. 이이들이 인권을 배운다는 게 뭔지 알고 있구나, 이런 느낌?

개굴: 예전에 인권운동사랑방 창립 대표자인 서준식 쌤이 쓴 칼럼 중에 이런 제목의 칼럼이 있었어. “태초에 행동이 있었다” 그러니까 자기 몸이 거처하고 있어야만 저항할 수 있고 자기의 뜻도 지킬 수 있는 거다. 그런 얘기 했던 것도 기억나네. 제목이 멋있다고 생각했어.

단감: 맞아, 그만큼 그 기억을 지키기 쉬운 방법도 없는 것 같아요. 집회에 가고 이런 게.

개굴: 내가 이 목걸이를 오래 달고 있으니까 올해 초인가 누군가가 ‘그거 언제까지 달고 있을 거예요?’ 하고 묻는 거야. 그래서 내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요.’ 그랬거든. 아무래도 사람들이 정권이 바뀌고 뭔가 좀 달라지면서 우리가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여러 차원의 진실이 있겠지만, 세월호 참사의 원인에 대한 진실도 있고, 지금까지 가족들이 겪어낸 진실도 있는데, 아직 우리가 못들은 얘기가 진짜 많다는 생각이 든 자리이기도 했던 것 같아.

* 다음 편에서 북토크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정리 및 작성: 단감(활동회원)

[들을짓는사람들]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북토크에 다녀왔어요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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