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교육, 살짝쿵] 교육참여자의 닫힌 마음을 여는 타로의 마법

몇 년 전에 타로를 배운 적이 있다. 타로 까페 같은 곳에 간 적은 없지만 배워두면 재미있을 것 같고 혹시 교육 때 쓸 수 있을까 싶어서 몇 주 동안 꼬박꼬박 수업을 들으러 갔었다. 타로를 배웠다고 하니 주변에서 한번 봐 달라고 할 때가 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카드만 봐서는 해석을 잘 못한다. 한번 배워서 되는 게 아니라 여러 번의 실습과 연습이 필요한데 그 과정에 게을렀던 나는 수료증만 가진 사람이라고나 할까. 사람들이 물어보면 책자의 도움을 받아 띄엄띄엄 이건가 저건가 믿거나 말거나 하는 마음으로 얘기를 해 준다.

타로를 봐 달라는 주변 사람들의 요청에는 자신이 없어 ‘정 원하면 얘기해주겠다’로 ‘내 말을 믿지 말라’는 은근한 사전 메시지를 주고 시작하지만 이상한 건 얘기를 들은 사람들이 ‘맞네 맞아’하는 분위기라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싶은 얘기도 많은데 말이다. 오히려 타로카드는 교육 때 유용하게 썼다. 주로 조직문화를 점검하는 교육 때 이야기를 끌어내는 방법으로 타로를 사용했다. ‘카드 중에서 올해 조직의 기운이나 분위기가 느껴지는 한 장의 카드를 뽑아주세요’, ‘올해 조직 안에서 나의 상태를 보여줄 수 있는 카드를 뽑아주세요.’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딱 봤을 때 느낌 오는 걸 뽑아달라는 말도 덧붙인다.

타로카드와 인권교육

특히 다른 주제 보다 조직문화에 대한 교육에서 타로카드를 쓰게 되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구성원들이 서로 말하기 어렵거나 갈등이 풀리지 않고 고착된 경우, 대화에 대한 낮은 기대가 있는 상황에서 교육을 요청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너무 부담스러운 질문으로 시작하지 않으면서 ‘훅’ 들어온다는 느낌을 피하면서 자신의 마음이 담긴 카드 이미지로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타로카드는 꽤 괜찮은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미지 자체가 말을 하는 측면이 있어서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선 초대의 느낌이라고 할까. 서로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할 마음의 준비와 분위기를 만든다는 차원에서 유용하다. 유의할 점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

이런 교육에서 타로 카드를 사용할 때는 정확한 해석이 중요하기보다 사람들이 어떤 카드를 왜 뽑았는지를 질문한다. 그리고 조직 구성원들이 뽑은 카드 이미지의 유사성을 찾아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최근에 간 교육에서 조직 구성원들이 뽑은 카드를 보면, 대부분 혼자 있는 이미지였다. 혼자 막대기를 끌고 옮기는 그림이라든가, 혼자 서 있는 그림 등. 그때 “카드를 보니 다들 혼자 있는 걸 뽑으셨는데 왜 그런 걸까요?”라고 질문을 하는 등 뽑은 카드 이미지의 유사점을 찾는다. 또는 직위나 나이, 성별에 따라 뽑은 카드에 차이가 있는지도 살펴본다. 이럴 때 해당 카드에 대한 해석이 불현 듯 떠오르면 살짝 덧붙이기도 하면서…

요즘 인권교육 요청을 받으면 각각 다른 교육상황과 주제에서 시작의 이야기를 무엇으로 어떻게 할까 고민을 많이 한다. 인권교육에서 서사적 흐름을 만든다고 할 때 어떤 이야기로 시작하면 교육가와 참여자가 다음을 이을 수 있을지를 상상해 본다. 사방으로 흩어지기만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모아져서 다시 흐르게 하는 이야기의 시작은 무엇이어야 할까?

 

작성 : 호연 (활동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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