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인권 심화 연수 ‘좌충우돌 교사의 인권 내공 쌓기’
진행자 우돌과 참여자 효정의 이야기

󰂍 우돌의 이야기~

참여자 우돌 사진
사실 나는 이 연수에 큰 관심은 없었다. 어느 날, 개굴 이 (나의 ‘들’생활은 늘 이렇게 시작된다) 연수 기획서를 내야한다고 나에게 말을 머리를 좀 보태달라고 했는데, 그 날 우연히 이론연구팀 모임은 꽝났고, 개구리랑(자꾸 이렇게 바뀐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전체 연수의 틀을 짰었다. 그러면서 제목이 ‘좌충우돌 교사인권감수성 심화연수’가 되고, 내 이름의 두 자가 연수 이름으로 들어가면서 이 연수에 묘한 책임감을 느꼈다.
또 이름도 그렇지만 내가 이 연수에 애착을 갖게 된 것은 내가 늘 생각해왔던 ‘교육’을 ‘인권’의 이름으로 풀어내는 과정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다시 말하면, ‘나쁜 교육’은 ‘비인권적’이라고 말하고 ‘권력에 순응하지 않는 교육’을 ‘인권’이라고 말하고 싶었다고나 할까?

여러 연수 중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진 주제는 ‘인권적 학급운영의 난제들’과 ‘괭이부리말 아이들이 본 학교’ 였다. ‘인권적 학급운영의 난제들’은 그전의 학급운영담론의 한계들을 지적하고 인권의 눈으로 학급 운영에 관한 담론을 재구성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괭이부리말 아이들이 본 학교’는 복지를 통해 사회 시스템에 순응하게 만드는 담론을 인권적 관점에서 깨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나의 마음 속에 있을 뿐, 어떻게 프로그램화 해야할지 난감할 뿐이었다.

개굴과 괭이눈과 여러번 회의를 하면서 내용을 다듬어갔는데, 역시나 어려운 것은 내가 이 연수를 통해 ‘인권적 학급운영이 이거요!’라는 정답을 낼 수 있냐는 것이었다. 사실 학교라는 공간자체가 ‘비인권적인 경우’가 많은데 그 안에 학생들을 관리하는 교사의 역할이라는게 인권적일 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옥의 간수가 비인권적인 직업이라고 해서 아예 포기할 수는 없는 법, 그런 지위에 있는 교사일 수록 자신의 노동의 비인권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사 유형 분류

선생님들을 유형별로 나누고 그 선생님별로 급훈과 학급운영프로그램을 만들어보는 일은 정말 재밌었다. 심화 연수에 오신 선생님들답게 척척 해내셨는데, 문제는 ‘나’였다. 각 유형의 한계를 신랄하게 깔려고 했던 나의 마음이 선생님들의 정성스러운 발표를 보고 무뎌졌던 것이다. 다만 인권적 학급운영에서 ‘감당해야할 것’들에 대해 나누자는 생각이 들어, 중언 부언 나의 이야기를 했고, 결국 시간에 쫓겨 제대로 마무리를 못했다. 하고 나서 찝찝한 마음이 들어 뒷풀이를 하는데도 영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흔들리는 교육, 인권을 찾는 교사’를 내가 맡게 되면서 마무리를 하고 나서야 마음이 편해졌다. 그런데 막상 끝나고보니, 중요한 건 그런게 아니었던 듯 싶다. 사실 내공이 깊으신 선생님들이어서 내가 말하지 않아도 하고 하려고 했던 이야기를 먼저 발표해주시기도 했고, 그래서 내가 방향을 잃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나의 고민의 중심은 ‘내가 준비한 이야기를 선생님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였다. . 그래서 진행하고 나서도 제대로 했네, 못했네 하며 그 결과들에 집착했었다. 다 지나고 나서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만남이었던 듯 싶다. 인권에 관심이 있네 하면서도 아이들과 일제고사에 관한 이야기를 제대로 나누지 못한 것, 그것이 만든 상처와 십자가를 서로 나누는 과정에서 우리는 상처에도 주저앉지 않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사실 ‘교사 연수’ 이런 것은 운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었다. 연수가 점수화되고 점점 의무사항이 되어가는 지금의 상황 때문에 더더욱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들 활동도 일종의 나의 고상한 취미 활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국 뭔가 싸워서 얻고 이기는 것만 운동이 아닌 것 같다. 그 연수 자리에서 우리가 우리의 상처에 대해 얘기하고 다시 힘을 얻는 것처럼 ‘그들’에 관계없이 ‘우리의 마음’을 지켜내는 것이 가장 소중한 ‘운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 정리: 우돌(이론연구팀, 경인고 교사)

󰂊 효정의 이야기~

참여자 효정의 사진중학교 교사로서 일 년이 되었습니다. 첫 학급 운영의 목표는 ‘웃음과 감동, 성장과 추억이 있는 우리교실’ 로 정하고, 일 년 동안 모둠파티, 생일파티, 학급회의의 정례화 등 학급 구성원이 소속감과 주인의식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여, 체벌 없이 자율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최대한 존중하고 보살펴 주려 했던 소위 ‘문제아’ 한명이 다른 선생님께 ‘우리 담임도 저한테 못 이겨요’라고 말했다는 얘기를 들으며, 수시로, 컨셉으로, 혹은 위협적으로 욕을 하고 매를 드는 선생님의 수업은 ‘재미있고, 실력 있다‘고 평가하면서, 내 수업은 ’흥미로운 내용이지만, 애들이 떠들어서 집중이 안 된다‘고 평가되는 것을 보면서 점점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아이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책임감 있는 학생을 기르고, 집중력 있는 수업을 하는 것은 가능한 것일까? 그것이 겨울방학을 맞은 저의 최대 화두였습니다. 약육강식에 길들여진 아이들을 보며 씁쓸함을 느끼면서도 그들에게 약자로 인식되는 자신의 모습이 자존심 상하고, 그렇게 꿈꾸던, 실력 있는 교사가 될 수 없을까봐 두려웠습니다.

토론하는 교사들
그런 때에 학생인권에 관한 연수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든든한 지원군을 만난 것처럼 기뻤습니다. 거기에 가면, 자존심 상하고, 실력 없는 교사로 낙인찍힐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도 지켜야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확신시켜줄 동지가 있으리라 생각하며 연수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것을 확신할 수만 있다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할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괴로운 것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느끼지 못할 때이니까요. 기대했던 대로 연수는, 대학 졸업 후 현실에 휘말려 죽어가던 ‘권리’와 ‘다양성’에 대한 저의 감지세포들에 새 힘을 불어 넣었습니다. 영원씨와 함께한 ‘차별관계도 만들기’를 통해, 편견과 차별의 굴레에서는 나 자신도 우리 아이들도 결코 해방될 수 없기에, 무한 성찰의 눈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켰고, 무지개 동성애 학생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체인구의 4~10%나 되는 사람들이 동성애를 보는 편견 때문에 괴로워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선생님들과의 허심탄회한 학급경영 난상토론을 통해 학급을 바라보는나의 시각이 얼마나 좁았는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회와 교육’이라는 과정을 통해, 내가 떨고 있을 때에도 많은 선생님들이 용기 있게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과 나누고 있다는 사실에 큰 자극을 받았고, 뒤풀이에 모인 선생님들께 들은 왕따 문제에 대한 시각도, 그동안의 갇혀 있던 고민의 틀을 벗어나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모둠토론 결과를 발표하는 교사들
연수를 마친 지금 마음에 크게 남은 두 단어는 ‘권리’와 ‘다양성’입니다. ‘인권교육, 날다’를 사들고 앉아서, 그것들을 적극적으로 아이들과 이야기하고자 마음먹으니 연수 이전에 하던 고민들은 갑자기 온데 간데 사라지고, 이제 ‘이것을 어떻게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것으로 생각이 모여져 갑니다. 사실 ‘권리’라는 말은 학교에서는 참 ‘위험한’ 말입니다. 아이들은 배운 말을 금방 잘 따라하거든요. 내가 이것을 가르치면, 분명히 아이들은 이것을 잣대로 저를 평가해올 것이고 다른 선생님들을 평가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가르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대학 때부터 동지들과 함께하며 잘 배운 것은 ‘희망과 용기는 실천 속에서 나온다’는 것이기에 다시 한번 힘을 내어 실천해보려고 합니다. 연수를 준비해준 ‘들’ 분들께 감사드리며 적극적인 후원회원이 되겠다는 약속을 선물로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 정리: 강효정(‘들’ 후원인, 개운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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