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살리는 의사소통
장애인부모회 강사단 교육 중 의사소통

‘소통’이라는 단어를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유난히 자주 보는 것 같습니다. 단지 교육 관련해서만 보는 게 아니라 여기저기서 들리는 게 오히려 불행인 것 같아서(소통이 안되는 집단이나 사람들 때문에 더 자주 외쳐지는 것 같아서요. 소통~ 소통!) 씁쓸하지만요.=;

인권교육의 여러 꼭지 중에 의사소통 교육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번에 장애인부모회에서 진행하는 강사단 양성 장기교육에서도 의사소통 교육이 있었습니다. 참여자들은 학교 등에서 장애이해교육을 하는 분들이지요. 그런데 왜 인권교육센터 들에서 의사소통을 교육할까? 의아할 수도 있을 텐데요, 인권교육의 주요 관심인 존중과 반차별이 일상에서 사람들 사이의 관계 맺기, 소통(혹은 불통)으로 드러나는 것이라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말하자면 인권은 알겠는데, ‘우린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 어찌된 것이냐? 이런 것이죠.

그렇지만 들에서 진행하는 의사소통 교육에서 말하는 ‘방법’을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소통하지 못하는 너와 나는, 서로의 삶을 살피지 못하는 데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아,, 너무 거창한가요?

예를 들면 이런 것이지요.
저녁 늦게 들어온 짝꿍이 집에 들어오자마자 ‘집에서 놀면서 청소도 안하고 뭐했어?’라고 하면, 어떤 말 어떤 생각이 드는지? 또는 비싼 영어학원 과외를 시켜놨더니, 12살 아들이 학원에 갈 시간만 되면 배가 아프다고 하는데…. 뭐라고 말을 할까?

“너도 한 번 집에 있어봐! 어디 노는 시간이 있는지 보자고!”
“놀기는 누가 놀아!”
“나는 그렇게 말하면 대구도 하기 싫어. 열 받아서..”

“너 꾀병인거 다 안다고 말하고, 아들 녀석을 빤히 쳐다 보지.”
“난, 아들이 그렇게 말하면, 배 아프면 병원에 가자고 협박하는데..”
“하하하~~”

대뜸 나오는 말들은 이렇습니다. 하지만, 왜 배가 아픈지, 왜 그렇게 성난 말을 하는지는 이런저런 추측, 혹은 사정을 알고 있었습니다. 배가 아픈 것이 꾀병인 줄 아는 것은 물론이고, 실제 아이가 학원에 가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을 말이지요. 그리고 ‘꾀병이야. 학원가기 싫어서 그런 거야.’라고 판단하고 결국은 협박이든 뭐든, 강제로 학원에 보내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참여자들이 ‘꾀병인 것을 잘 파악해서 아이가 학원에 가도록 했어’라고 생각하는 것을 ‘학원에 가기 싫어하는 것을 알면서, 왜 그런지 물어보지도 않고, 무시한 채 강제로 학원으로 낸 것’은 아닌지 물어 봅니다. ‘내가 니 속을 다 알고 있지’라며, 매우 잘 대처한 것처럼 얘기하는 어떤 사건들 중에 이처럼 ‘내 마음대로 대처’만 하고,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요. 뜨끔해지는 사례들이지요.^^;

그리고 이런 말들은 언제 할까요?
❥ 일을 꼭, 자기 멋대로 한다니까.
❥ 늘 자기 얘기만 해.
❥ 저렇게 자기만 생각한다니까.(이기적이야!)
❥ 항상 내 의견을 무시해.
❥ 쟨 늘 봐주더라. 재수 없어.
❥ 너 그렇게 살면 되겠니?
❥ 누구는 시간이 남아도는 줄 아나?

구체적인 경험의 사례를 이야기하고, 진짜 속마음을 살피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앞서서는 나는 어떤 말을 듣고 싶어 하는 지, 돌아보는 시간을 살짝 가졌는데, 실제로 일상적으로 쓰는 나의 말과 듣고 싶은 말이 전혀 다른 것에 조금씩은 ‘아차’했었지요. 살면서 각자에게 힘이 됐던 말은 ‘네가 있는 것만으로 든든해’ ‘너는 내게 제일 소중해’ ‘괜찮아. 다음에 잘해보자’ 등등인데, 나는 얼마나,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서 쓰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그렇지요.

참여자 끼리 짝꿍을 만들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해보는 시간도 있었는데, 남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고, 덧붙이지도 않고 그대로 전달해보는 것이 사실 어렵잖아요. 또 앞서 미리 생각하고, 재촉하고 판단하지 않는 듣기도 쉽지 않은 것이라는 걸 다시 느끼게 되고요. 열린 입은 많은데, 열린 귀를 보기는 힘들고요.^^ 그래서 이렇게 ‘열린 귀, 훈련’을 해보는 것이지요. 쫑끗!

문제가 있는 의사소통의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면, ‘그러면 어떻게 말하면 되는지’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간혹은 소개하는 대화법에 더 주목을 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말하는 법이(대화법을 배워서 친구들한테 사용했더니, ‘그런 식으로 말하면 다시는 안 논다’고…상처,,,상처,,,ㅠ)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일반적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아니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가졌다능. 맥락이라면 맥락, 서로의 삶을 읽는 것이 기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맥락을 만드는 주요한 요소인 환경도 소통의 조건이 되겠지요.

– 은채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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