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 더 많이 더 자주 이야기하자!
학생자치 캠프 참여 중학생 인권교육

서울에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서명이 한창인 4월 초, 중학생들과 함께 학교규정을 새로 만들어 보는 인권교육을 하게 됐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이 주최한 ‘학생자치 활동캠프’에 참여한 청소년 180여명을 2회로 나누어 ‘학교생활규정표준안’을 만들어 본 것이지요.

두발/ 핸드폰/ 체벌/ 교복에 대한 청소년의 서로 다른 의견들이 불꽃을 튀며 오고갔습니다. 90분의 토론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정신이 없을 정도로 열띤 주장이 펼쳐졌지요.

모둠에서 주제를 맡아 규정을 만들어 발표를 하고, 규정과 기준을 정하는 이유에 대해 찬반토론을 벌이면서 나온 이야기들입니다.

“학생다운 모습을 위해서 두발에 규제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머리를 어떤 모양으로 했느냐, 어떤 규제를 두느냐에 따라 공부를 하고 안하고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직접체벌은 인권을 침해할 문제가 있지만 간접적인 방식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른 학생의 학습을 방해하는 학생에게 3차례의 경고와 벌점을 주어도 개선되지 않을 때는 간접적 체벌을 할 수 있습니다.”
“체벌을 한다고 말을 듣지 않던 학생이 말을 듣는 것은 아닙니다. 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 앞에서 잠깐이고 체벌은 학교뿐 아니라 사회로 나가면 더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모두 금지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때는 핸드폰을 가지고 있어도 수업시간에 사용하지 않았고, 학교에 규제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중학생이 됐다고 학교에서 핸드폰을 규제하는 것은 무슨 이유입니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슈가 됐던 체벌에 대한 의견은 다양했습니다. 간접체벌과 상벌점제까지 체벌을 둘러싸고 있는 각종 규칙과 제도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경고는 2번, 벌점이 쌓이면 상담과 성찰학교, 이후에 봉사활동을 하자는 등. 모둠별로 두발 자유, 핸드폰 사용, 복장, 체벌의 기준을 정하는 토론을 했는데, 이때 완전히 허용하자는 주장을 펼친 모둠은 아쉽게도 한 모둠이었습니다. ‘두발’에 대한 규정을 정했던 모둠인데, 염색과 파마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두발을 자유로 하자는 주장을 한 것이지요. 이유는 너무도 간단명료하게, 바로 자신의 머리모양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발규제의 정도가 학교성적을 좌우하는 게 아니라는 주장. 물론, 다른 모둠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지요. 하지만 서로 만든 규정을 가지고 토론을 벌이는 과정에서는 자신이 희망하는 것과는 지켜야할 규정을 만드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 참여자는 “저는 두발자유가 되면 좋다고 생각하지만, 안될 것 같으니까 반삭이나 염색정도는 규제하는 규정을 만들었어요.”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정말이지 ‘왜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냐’고 묻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들었지만(ㅠㅠ), 결국 학교와 사회가 보여준 모습이라는 생각에 살짝 한숨이 쉬어졌답니다.

토론을 마무리하면 아주 잠깐 주제별로 질문을 던졌는데, 일부 참여자들에게는 살짝 충격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어느 정도 머리 길이로 정하면 좋을까’ ‘간접체벌은 어떤 것으로 정할까?’ 등등의 규제 정도를 정하느라 땀을 뺀 참여자들에게 규제하는 이유가 뭔지, 통제당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오리걸음은 오리에게 돌려주자는 등의 이야기 했으니까요.

교육을 마치고 돌아오는 마음이 반반(?)이었습니다. ‘그토록 얘기됐던 두발자유조차도 주장하는 참여자가 이렇게 적다니…ㅠ’하는 마음과, 긴장됐던 중학생교육이 놀랍게도 즐거웠다는 안도의 마음입죠..^^
차후에 듣게 된 이야기인데, 이번 1박2일 캠프의 둘째 날의 토론은 첫째 날과는 많이 다른, 진전된 내용의 토론이었다는…^^ 무엇보다 학교의 규정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의견을 나누는 경험이 더 많이, 더 자주 만들어져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 은채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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