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교육, 그것이 알고 싶다!
다문화강사 결혼이주여성과 함께 하다.

한국사회는 바야흐로 이주민 120만의 “다문화사회”라고 한다. 그동안 결혼이민자들은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의 존재로 인식되어 온 측면이 있다. 하여 한국의 사회와 문화를 빨리 배우고 익혀야 하는 교육의 대상이거나 (가정)폭력의 피해자로 규정되곤 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다문화 정책의 대상에서 그 주체로써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의 다문화 논의도 양적증가에서 질적 변화로의 이행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물론 그 안에서도 여전히 소외되고 있는 이주노동자, 난민 등에 대한 관심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이주여성들이 각자의 특성을 살려 활동하는 영역은 통,번역상담이나 자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다문화강사 활동이다. 전국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들은 이주여성들의 사회적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여성들의 자아존중감을 향상과 역량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초등학교에서는 다문화가정 2세의 취학률이 높아지면서 이주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해소하고자 이주민 당사자를 강사로 채용하여 다문화교육을 진행하며, 여러 단위에서 인종이나 민족, 출신국가에 근거한 차별을 해소하고자 다문화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권교육센터 들에는 다문화강사로 활동하게 될 이주여성들과 함께하는 인권교육 요청이 종종 들어오곤 한다.

내게 있어 다문화교육은 한국인들이 교육의 참여자일 때는 차이/차별의 문제로 나눌 이야기들이 좀 명확했다. 그러나 점차 이주민 당사자들과 함께하는 다문화교육 요청이 들어오면서는 고민스러웠다. 교육을 요청하는 측의 명확한 욕구가 무엇인지, 이주민들과 ‘다문화’를 주제로 무슨 얘기를 나눌 수 있을지 애매하다. 교육 요청자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앞으로 다문화강사로 활동하실 분들이니만큼 인권감수성을 키웠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창원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요청도 이러했다. 베트남, 중국, 일본 등 다양한 사회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들과 ‘아, 이것이 인권이구나~’하는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마도 그들이 한국사회에서 겪은 일화들을 통해서일 것 같다. 비슷한 사례를 보면 나의 경험들도 무궁무진하게 떠오른다. 그래서 이주여성의 삶을 다룬 ‘파마’라는 영상으로 이들의 기억력을 자극했다.

‘파마’ 속 주인공은 파마를 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시어머니는 머리를 이쁘게 해주겠다며 무작정 미용실로 데려가서 파마를 시킨다. 헤어스타일 북을 들이밀며 이주여성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헤어스타일을 결정하고 여성은 온 몸으로 거부하는 표정이지만 전혀 의미가 없다. 그리고 시어머니는 ‘맨 몸’으로 온 며느리를 위해 옷을 사러 간다. 그사이 미용실에 놀러 온 동네 아주머니는 이주여성이 말을 못 알아 듣겠거니 이주민에 대한 편견을 늘어놓는다. 분위기로 파악을 한 걸까 이주여성이 울먹이자 예쁘다고 한거라며 막무가내로 달래고, 어머니는 자신이 좋아하는 옷을 사가지고 온다.

여성들은 꽤나 공감하면서 자신들의 경험과 함께 영화 속 차별의 장면들을 지적했다. 좀 더 구체적인 경험들을 살리기 위해 집, 출입국관리소, 병원, 대중교통수단, 슈퍼 등 인권지도를 그리고 무시당하거나 차별받았다고 생각되는 경험들을 각자 편한 언어로 적어보도록 요청했다.
“택시기사에게 신용카드를 내미니까 카드도 쓸 줄 아냐며, 못 사는 나라에서 왔다고 무시해요.”
“우리가 일꾼인 줄 알아요.”(영화에 이주여성에게만 무거운 가방을 들게 한 장면이 있었다.)
“돈 많이 들었다고 자꾸 얘기해요.”
“집안일만 하라고 한다.”
“나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사와요.”
교육을 한 지 꽤 시간이 흘러서 나온 이야기들이 가물가물 ㅠ.ㅠ

참가자들은 영상에서 본 상황과 비슷하거나 내내 속상했던 이야기들을 조금씩 풀어놓으며 이러한 차별이 왜 생기는지 서로의 이야기 속에서 실타래를 풀어갔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그 상황에서의 진짜 문제적 인물이나 요소들을 찾으면서 여성들의 목소리에 점점 자신감이 차올랐다. 그나마 이이들에게 숨통을 틔워주는 자리였다는 것에 위로받으며 여전히 이주여성, 이주민 당사자들과 어떤 ‘다문화교육’으로 만나야할지 고민이 남는다.

 

 

– 묘랑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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