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함께 교육하기..삐질삐질~ 뻘뻘~
시설 종사자 인권교육 “이런 인권교육 처음 받는다니까?!”

지난 가을 교육에 이름을 붙이자면 ‘시설과 함께’일 것 같습니다. 많은 인권 교육가들이 움직인 흔치 않은 교육이었지요.^^; 서울시 복지재단의 제안으로 서울․경기 지역의 장애인 거주시설, 노인 요양원, 재활원 등의 종사자․이용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었으니, 교육 횟수만 해도 50여회가 넘는 그야말로 대규모 교육이 있었습니다. ‘들’은 <나야 장애인인권교육센터>, <장애와인권 발바닥행동>, <서울장애인부모회> 등과 함께 시설 종사자 인권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교육은 나야 장애인인권교육센터의 주관으로 여러 단체가 함께 모이게 됐었는데요, 시설에 인권이 ‘제대로’ 들어가길 바라는 마음에 여러 교육활동가들이 서로의 시간을 맞춰 교육을 꾸렸습니다. 인권교육이 법으로 강제되고 정례화 되면서 많은 시설 종사자들 역시 인권교육을 받고 있지만, 인권 따로 생활 따로 물과 기름 같은 낯선 만남이고 더불어 시설에서 인권은 역시 불편한 존재인 것이 지금의 모습입니다. 인권교육은 ‘했다/안했다’의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일상에 녹아 들 수 있나, 어떻게 생각과 삶이 달라지는지가 중요한데 아쉽게도 종사자들에게 인권은 부담스럽기만한 상태니까요. 그래서 이번 교육에서는 ‘내게도 중요한 인권’으로 ‘이용이․종사자 모두에게 필요한 권리’로 다가가는데 방향을 두었습니다. 기름처럼 떠도는 인권을 생활 속으로 끌어 않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이번 교육의 가장 큰 목표였지요.

인권교육가가 이렇게 대규모로 모이는 것이 참~ 쉽지 않지만, 많은 종사자를 만나는 기회 역시 놓칠 수도 없기 때문에 우쨌든 모였습니다. 사실 속을 들여다보면, 나야 장애인인권교육센터의 박옥순 활동가의 ‘작전?!’이지만요..^^ 50여회 교육에, 다양한 활동가들과 교육을 기획하는 일은 ‘인권교육의 대의’가 아니면 성질나기 쉬운 일인데(>.,<) 나야 활동가들의 수고로움으로 무사히 진행이 됐습니다. 아니라고 생각되시는 분은 ‘발’을 들어 주세요.^^;

교육은 시설 이용인(거주인)과 함께 시설의 종사자 권리를 함께 꺼내보는 인권실루엣으로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권리의 주체라기보다, ‘가해자’로서 인권을 마주했던 종사자 분들은 자신의 권리를 이야기하는 시간이 새로운 듯 싶었습니다. 때로는 분노하며, 때로는 박장대소하며 한 보따리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용인(거주인)의 권리 역시 술술술~ 나왔습니다. 이용인의 권리가 잘 풀어져 나오면 나온 대로, 그렇지 않으면 않은 대로 비교하여 볼 수 있기 때문에 인권 실루엣은 비교적 효과적이었던 것 같은데… 물론 시설마다 상황마다 달랐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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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권리 내용을 바탕으로, 그래도 ‘딜레마이다’라고 생각되는 사례를 가지고 권리를 옹호하는 활동으로 이어졌습니다. 교육 참여자들이 경험한 딜레마를 직접 뽑아서 토론하기도 하고, 미리 준비해간 사례를 가지고 인권의 쟁점을 다루기도 했습니다. 인권의 관점을 가지고 딜레마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한 번에, 단 기간에 혹은 개인이, 시설이 해결할 수 없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적 상황에 대한 인권적 시각을 공유하고, 해결의 방향과 주체를 파악해보는 활동은 무척 유의미했던 것 같습니다. 이용자이건, 종사자이건, 그 문제를 개인의 불만과 상황의 한계로만 제쳐뒀던 것을 인권의 이름으로 짚어 보았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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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교육을 마치면서 교육가로서 불편한 마음도 자리를 했습니다. 매 교육 때마다 나온 질문은 ‘이렇게 얘기한 것들.. 어떻게 바뀌나요?’였는데, 교육에서 솔직한 마음을 풀어 놓으면서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일 텐데요. 지금까지 최선의 대답은 ‘스스로 바꿔야 한다. 주변의 자원을 활용하자, 인권운동 하는 곳도 자원이다’같은 말이었습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딱 선을 긋듯 ‘이제 알아서 하세요’라고 말을 남기는 것은 늘 드는 불편함, 어쩔 줄 모르는 마음입니다. 그래도 교육내용을 가져와 다뤄볼 수 있는 시설의 문제 사례를 시설운영자 교육에서 얘기하면 좋을 텐데, 아쉽게도 이번에는 운영자 교육이 종사자 교육이 앞서 진행돼, 평가로만 남기게 됐습니다. 다음에는 순서를 바꿔서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작은 방법이 될 것 같네요.

마음을 맞추고, 시간을 맞추고, 또 내용을 맞춰 진행한 장기 교육. 순간순간 어려운 면이 없지 않았지만, 시설인권교육가 내부의 역량을 강화하는 측면에서나 시설인권 옹호자를 만나는 경험에서나 의미 있는 교육이었습니다.

– 고은채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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