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넘기 후기 ① ] ‘인권교육 역량튼튼’ 오르락 내리락 고개넘기를 수료함!
-활동회원 달팽이 님의 이야기입니다.

‘그나저나 고개를 넘기는 한 건가?’

얼떨결에 신청하고 선정되고 교육을 받았다. 교육이 끝나고 ‘교육 후 소감을 후기로 써주실 수 있을까요?’라는 연잎 님의 부드러운 요청은 거절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대답만 ‘네’하고 글은 시작할 생각도 않고 지냈다. ‘소란에 실어야 하니 글 보내주세요’하는 메시지를 엊그제 받고서야 부랴부랴 교육 때 받은 자료들을 주섬주섬 챙겨보았다. 노안을 고려하여 글자크기를 크게 뽑아주기까지 한 자료에 수업을 들어며 적어 둔 메모가 꽤 있다. 더듬더듬 읽어가니 기억이 조금씩 돌아온다.

 

처음 만난 사람과 어색하게 띄엄띄엄 앉은 것을 모두 일어서서 몸을 움직여 모둠을 만들어 다시 자리를 잡으며 서로 말을 나누었다. ‘인간의 존엄을 어떻게 말할까’로 첫 수업이 이루어졌고 그 후 소수성과 교차성을 들여다보았고 공정성을 얘기하였다.

 

세 번째 교육날 여러 단체의 활동가들이 자신이 경험한 인권교육의 서사를 풀어놓고 공유하였다. 사실 교육을 받으러 간 첫날부터 조금 주눅이 들었었는데 다른 참여자들은 여러 영역에서 이미 인권교육을 하는 사람들이어서였다. 서사를 들으며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었고 소중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가들과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고개넘기 워크숍에서 조별토론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달팽이님이 속한 조의 모습

*고개넘기 워크숍에서 조별토론 결과를 발표 중인 달팽이님이 속한 조의 모습

코로나 와중에 제대로 진행이 될 수 있을까 염려했는데 다행히도 여섯 번의 강의와 교육은 아슬아슬하지만 계속 오프라인으로 열렸다. 서로 얼굴을 맞대고 몸풀기 운동도 하고 투명 칸막이로 가려졌지만 구내식당에서 얼굴 보며 밥도 먹으며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여섯 번째 교육시간에 드디어 마지막 날의 발표를 위한 계획을 짰다. 마지막 시간은 팀들이 인권교육을 실제로 재연하는 시간. 온,오프로 진행된 그 날, 들 상임 활동가들이 애쓰는 모습을 보며 교육을 다 받고 결과물을 못 낸 나는 고개를 들기 힘들었다. 노트북과 핸드폰으로 결국 커다란 실수없이 ‘고개넘기’를 마지막까지 멋지게 해냈다. 시연은 못했지만 이제 ‘줌’의 세상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자신감은 덤으로 얻었다.

 

청소년, 여성, 성수수자, 이주민, 난민, 직장 막내까지 사회의 다양한 소수의 인권을 들여다 보며 스펙트럼 질문을 만들고 답을 하고 토론하는 일이 즐거웠고 인권교육의 실제 모습과 오류, 극단적 서사만이 아니라, 우리의 감각이 놓친 순간까지 만났다.

 

수업 계획서를 짜는데 핵심 메시지가 무엇인지도 못 찾던 나를 끝까지 데리고 가준 활동가에게 감사를 전해야겠다. 인권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설명하는 법을 알고 싶어서 들로 찾아온 것이 작년. 역량 강화 팀에서 경청의 자리를 잡고 있다가 덜컥 팀 코디가 되었고 그러다가 이렇게 한 고개를 넘었다.

‘자, 이제 다음 고개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넘는거지?’

 

 

*작성: 달팽이(활동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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