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좀 더 사람 같은 모습을 많이 보게 되는 거 같아서 좋아요”
- 상임활동가 연잎 님을 만났어요

지난 2019년, 들은 조직 점검 논의와 함께 신입활동가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진득하게 이어갔습니다.
회의 때 서로 긴장하게 되는 순간들부터 시작하여 휴가 제도 정비, 같이 활동하며 서로 돌볼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약속과 원칙 등 조직 점검 논의를 이어갔고, 새로운 활동가를 맞이할 ‘맞이위원회’를 꾸린 바 있습니다. 활동회원 내부로 한정한 반공개이긴 했지만 들 역사상 최초로 ‘공채’ 방식을 시도했고, 그 결과 올해 두 분의 새로운 활동가가 함께 하게 됐는데요.
그중 한 명인 연잎 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인터뷰 진행 및 정리: 날맹

들 상임활동을 시작한지 이제 얼마나 된거죠?

2월부터 한거니까, 이제 만 6개월이네요. 7개월차를 향해 가는 중입니다.

코로나 확산으로 들이 2주간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요. 교육들이 다시금 많이 취소되기도 하고…재택근무하는 건 좀 어떤가요?

처음에는 “와 재택근무 신난다” 이런 느낌이었는데, 막상 일해보니까 되게 능률이 떨어지는.. 처지는 느낌? 심심하고, 외롭고. 근데 집안일을 많이 꼼꼼히 하게 된 건 좋아요. 집에 있으니까 중간에 찌뿌둥할 때 청소도 하고.

저는 재택근무 해보니 경계 구분이 잘 안 되더라고요. 출근 시간이니 이제 일해야 해 이런 게.

저도 잘 안 되더라고요. 일을 계속 미루다가 밤 늦게까지 하고(웃음). 친구들이랑 하는 모임이 있는데, 온라인에 방을 만들어서 거기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다 각자의 할 일을 하면서 서로를 ‘감시’해주는 거죠. 대화는 하지 않고. 각자 화면공유를 하거든요. 가끔 서로의 화면을 보고 있다가, 유튜브가 틀어져 있다 그러면 왜 유튜브 틀어져 있냐 물어보기도 하고. 왜 트위터 들어갔지? 왜 페이스북 보지? 이런 식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줘서 좋았다거나 그런 느낌이 오는 게 있을 때 되게 뿌듯하고 좋았던 것 같아요.

지난 6개월 상임활동의 시간을 다섯 글자로 표현해 본다면?

“아직도나는…”?

뒤에 쩜쩜쩜(“…”)이 중요한 것 같네요?

맞아요. 최근에 교육이 취소되어서 할 일이 없어지면서 내가 교육을 몇 번 갔나 세어보고 교육 후기(일기)를 써봐야지 새로운 목표를 정했어요. 한 줄 일기 같은 걸 사 가지고. 세보니 한 18번 갔더라고요. 인권교육센터 들 상임이라고 하기에 18번은 너무 적다..?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나는 아직도 상임이 아닌 것 같아 하는 마음에서 “아직도나는…” 이었어요.

연잎에게 ‘들 상임’이란 뭘까요?

음..교육을 준비할 때.. 뭔가.. 여러 측면을 잘 들여다보고.. “아!” 하는 메세지를 잘 찾아내는 사람? 그런 걸 잘 찾아내는 느낌도 있고. 교육 현장에서 참여자들의 예상치 못한 반응이나 상황에 잘 대처하는 여유? 말하고 나니 엄청 기준이 높네요. 평생 될 수 있을까?(웃음) 막연하게 왠지 제가 본 들 상임들은 그런 느낌인데 아직도 나는 그건 아닌 것 같고…

기억에 남는 교육 이야기가 궁금해요. 교육하면서 뿌듯했을 때도 있을 것 같고, 여러 의미를 포괄해서요.

모두에게 좋았던 교육은 아니라도 그 중에 한 명만이라도 뭔가 느꼈다거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줘서 좋았다거나 그런 느낌이 오는 게 있을 때 되게 뿌듯하고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런 뿌듯함을 만드는게 뭘까요? 교육준비야 늘 열심히 해가는데, 어떤 요인이 영향을 미친 걸까 궁금해질 때 있잖아요.

오히려 준비가 덜 됐다고 생각했을 때 더 뿌듯한 교육이 됐던 것 같기도 해요. 여기서 이런 멘트 쳐야지 이렇게 생각하고 갔다가 거기서 한번 살짝 어긋나면 그 뒤에 갑자기 “엇, 어떡하지?” 이렇게 되는… 근데 여기서 무슨 멘트 해야지 이런게 살짝 부족한 상태일 때는 오히려 더 그런 변동 가능성을 두게 되니까. 참여자들 앞에서 내가 기계같이 강의하지 않을 때..참여자들한테 말을 많이 걸었을 때… (그리고 그 말을 내가 찰떡같이 알아듣고 있구나 그런 느낌이 들 때?) 맞아요. 나도 알아듣고 저 사람도 알아듣고 있구나 그럴 때요.

아쉬웠던 경험으로 떠오르는 교육은… 끝났을 때는 사람들이 다 좋았다고, 많은 고민거리가 생겼고 그렇게 얘기는 해줬는데 왠지 모를 찜찜함이 들었던 교육이 있었어요. 내가 변화의 씨앗을 심고 온 건 아닌 것 같은. 좋았던 시간이지만 이 시간으로 뭐가 바뀔 것 같은 느낌은 왠지 안 드는? 때로는 불편한 걸 끄집어내야 변화가 시작되는 거 같기도 하거든요. 항상 해피엔딩, 해피한 내용으로 채워지는 게 아니라, 내가 누군가에게 불편한 존재구나 또는 이 공간에 어떤 것들 문제구나 이런 거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그런 거를 끄집어 내면 조금 더 가능성이 생기는 것 같은데, “우리 싸우지 말자” 정도로 끝나는. 근데 그때는 제가 그런 걸 끄집어 내고 나서 그걸 내가 뒷처리를 할 자신이 없어서 일부러 그런 얘기를 피했던 거 같기도 해요. (진행자로서 잘 풀어낼 수 있을까 하는..?)  그쵸. 감당이 안 될 것 같아서. 그런 토론의 불씨 같은 것들을 좀 더 살짝 피하고 안전한 길을 택했던 거 같은? 본능적으로. 근데 끝나고 나니까 너무 안전하기만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웠어요.

 

그때 나눈 내용이 다 기억이 나지 않더라도 그런 자리를 한번 가졌다는 거 자체가 안 가본 교육을 도전하게 해주는 힘이 된 것 같아요

상임활동 시작 초기 2-3개월 가량 들 자체적으로 신입활동가 교육 과정을 진행했는데요. 어땠는지 궁금해요. 도움이 좀 된 것 같나요?

여러 인권 규약들 공부한 거는 그때는 공부하는 기분이 좋았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머릿속에 오래 남진 않은 것 같아서 그게 좀 아쉽고요.
좋았던 거는… 상임활동가들이 기존 교육 경험 나눠주는 거? 부문별로 나눠서 브리핑해주는 교육을 듣고 나니까 조금 감이 잡히는 느낌도 생겼고, 들에서는 이런이런 교육들 하는구나 통틀어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그게 단지 그때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 메세지가 전달된 것 같은 느낌? 내가 교육을 준비할 때 처음 가보는 주제여서 잘 모르겠고 준비할 때 막막하더라도 다른 상임들에게 가서 이런 교육 가봤냐 교육에서 무슨 얘기 많이 하냐 물어보면 이 사람들이 피피티든 경험이든 조언이든 나눠줄 것이라는.. 그런 약속의 장 같은 느낌이 저한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 나눈 내용이 다 기억이 나지 않더라도 그런 자리를 한번 가졌다는 거 자체가 안 가본 교육을 도전하게 해주는 힘이 된 것 같아요.

상임회의 때 교육요청 들어온 것을 누가 어떻게 맡을지 정할 때의 긴장이 있잖아요. 경험과 역량의 차이를 인정하되 어느 한 사람이 부담을 떠맡거나 누군가 위축되어 말을 못하지 않도록 경계하자는 고민에서 회의 원칙을 세우기도 했고요. 신입 활동가를 위한 ‘교육 짝꿍’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는데, 경험해보니 좀 어떤가요?

방금 말한 신입 활동가 교육 덕분에 내가 처음 해봐도 나 혼자 하는 건 아니니까 할 수 있다 생각할 수 있게 된 것도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언제든 처음은 있는 거니까 내가 들 활동 하겠다고 생각하는 동안에는 언젠가는 그 교육을 가게 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한편으론 차라리 지금부터 그런 다양한 교육을 맛 보는게 좋을 수 있겠다. 교육 의논 짝꿍 제도도 있고. 나는 안 가봤으니까 잘 모르겠으니까 “도와줘” 말할 수 있을 때 여러 교육들 적극적으로 부딪히는 게 나중에 하는 거 보다 조금 편할 것이란 그런 생각은 했어요.

‘교육 의논 짝꿍’이 있긴 하지만 막상 물어보려고 할 때 다 바빠 보이고 그러면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좀 어때요?

저는 안 미안해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노력!) 네. “약속했잖아?” 이런 느낌. 일부러 좀 더 뻔뻔하게? 나를 데려올 때 들에서 이런 거 고민한다고 약속했잖아요. “책임져!” 이런 느낌. 그리고 꼭 의논 짝꿍이랑만 얘기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슬렁슬렁 보다가 오늘 회의가 없어 보이거나 좀 여유가 있어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잠깐 봐달라고 슬쩍 물어보기도 하고.

아, 그리고 저의 팁 중 하나는 미리 준비를 많이 한 다음에 의논 짝꿍을 찾아가는 게 저의 죄책감을 더는 방법인 것 같아요.(웃음) 그래서 최소한 기획안을 써놓고, 최소한 피피티 초안은 만들고, 나 혼자 머리를 굴려보고 이렇게 생각해 봤는데, 뺄 거 넣을 거 알려 달라고 얘기를 하면 의논하는 시간이 훨씬 줄어들기도 하고, 짝꿍도 고민하는 품이 덜 드니까. 보통은 처음 가는 교육이면 참고할만한 피피티를 공유해 달라고 큰소리로 모두에게 말한 다음에, 텔레그램으로 들어오는 것들을 모아서 혼자서 만들어보고 그 다음에 짝꿍한테 가서 검사받는 기분으로(웃음) “나 어때요” 물어보는 방식을 택했던 것 같아요.

저는 늘 바빠보였나보네요. 저한테 안 물어본걸 보니..반성.

날맹이 8월달 의논 짝궁인 걸 까먹고 있었어요. 항상 까먹어요. 그래서 눈에 보이는 사람에게 보고 얘기해요.(웃음)

 

연잎 님이 국회 앞 차별금지법제정촉구 1인시위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얼마 전 국회 앞 차별금지법제정 촉구 1인시위 모습. 연잎 님이 “지금당장 우리에게는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다.

 

들 사람들은 그래도 말은 예쁘게 하겠지. 설사 속으로 널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차마 직업상 티는 절대 못 낼거다.

연잎이 들 활동 초기엔 긴장을 했었다 얘기가 기억나서, 누구나 처음 간 공간에서 겪을 수 있는 긴장이 연잎에게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새삼 들고, 특별히 연잎을 긴장하게 만든 요인이 혹시 더 있었는지 궁금해요.

처음 들에서 활동할 때는 내가 어리숙해 보이거나 무언가를 결정할 때 판단력이 떨어져 보일까봐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까봐, 연잎을 일찍 뽑았다 활동을 좀 더 하고 경험을 쌓게 하고 뽑을 걸 그런 판단들을 사람들이 할까봐, 내가 그런 존재가 될까봐 긴장했던 게 있었어요.

그래서 연잎이 회의 때 뭔가를 더 맡아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 걸까요?

그런 건 아니었는데. 회의 할 때 의견을 내거나 그럴 때 한참 생각을 하고 속으로 검토를 많이 하고. 이게 어떻게 들릴까 어떻게 평가받을까에 대해서 고민 많이 하고 의견을 내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아요.. 밉보이지 않으려고 애쓰는? 여유로워 보이려고..저의 오랜 과제가 된 것 같아요. 그걸 뛰어 넘는 것이.

들 안에서 그래도 조금 신뢰가 생겼다 느껴지는지 궁금해요. 회의에서 서로 피드백을 주는 방식들도 중요할 것 같은데.

저는 칭찬 받으면 엄청 안정되고 되게 기분좋고 그렇거든요. 근데 계속 칭찬만 받을 수는 없으니까. 어떨 때는 연잎 이거는 이런 식으로 고쳐보면 좋겠다. 피피티 이 부분은 이렇게 좋겠다거나 어떤 핵심메세지는 안 어울리는 것 같다, 이런 말 들을 때 노력하는 거 같아요. 이게 나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는 걸 떠올리는 거죠.

상대가 그런 의도로 말한 게 아니라는 걸 알지만 타격을 받는 순간들도 있으니까요.

그쵸. 혼자 마음 속으로 얼굴이 빨개지는.. 어떡해 어떡해 너무 창피하다. 날 뭐라고 생각할까… 이러다가 다시 진정하고. “뭐라고 생각을 하겠어, 별 생각 없을거야” 이렇게 생각하고. 그런 류의 긴장이 컸던 것 같아요. 교육 갈 때도 작동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참여자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내가 미숙하고 실력이 떨어지고 별로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그건 어려보인다는 것과 같이 붙어서 작동할 것 같아서 어려운 과제네요.

그런 마음이 한창 컸을 3,4,5월에는 막 엄마한테 전화해서 “나는 교육활동가가 안 맞나봐.” 그랬거든요. 교육활동은 인정이란게 순간적으로 드러나잖아요. 참여자 표정이나 피드백으로요. 그런 평가받는 순간이 자주 있고, 불특정 다수한테 계속 평가받는 위치에서 자꾸 확인되는 일이니까. “나랑 안 맞나?” 했던 것 같아요.

어머님이 연잎에게 되게 중요한 존재같네요.

엄마가 위로와 쓴소리를 함께 해주는 것 같아요. 이런 거 때문에 교육활동이 안 맞나 봐 했을 때도 “힘들어서 어떡하냐” 이런 말을 한 다음에 “근데 평가받는 건 무슨 일이든지 그런 순간이 생기는데 다른 데서 평가받는 거보다 들에서 평가 받는게 오히려 마음을 덜 아프게 평가하는 조직일 거다. 너 회사 가서 평가 받으면 더 혹독하게 할텐데.. 들 사람들은 그래도 말은 예쁘게 하겠지. 설사 속으로 널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차마 직업상 티는 절대 못 낼거다. 그래서 너한테 들이 딱 맞는거다. 평가를 부드럽게 할 수 있는 조직이니까” 이런 얘기를 하면서 정신 차리라고.(웃음)

어머니가 들에 큰 후원을 해주고 계신거네요. 나중에 감사 편지라도 한번 써드려야겠는데요.(웃음)

그만두지 않게 해주셨다고? (웃음) 엄마가 얘기해줬을 때 순간 너무 이해됐어요. 그치.. 내가 일반 회사 들어갔으면..

이 인터뷰를 다른 상임활동가들도 읽는다고 했을 때 더 남기고 싶은 말? 부탁하고 싶은 게 있을까요?

제가 이런 얘길 한다고 굳이 부정적인 피드백을 안 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온실 속 화초가 되는 것 보다는. 근데 부정적 피드백을 할 때 조금 더 비언어적 표현을 따뜻하게 해주면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표정?) 그쵸. 표정이나 말투나 어감이나 목소리, 눈빛 이런 것들이..ㅎㅎ

 

어떨 땐 저 사람보다 더 괜찮은 의견을 낼 수 있겠다는 마음? 항상 내가 틀린 건 아니겠지.

조금 더 동료가 되는 마음? 동료로 느끼는 마음이 생긴 거 같아요.

연잎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궁금해요.

많은 이들이 알 것 같지만 매운 음식 먹기. 저는 술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고. 매운 음식 먹는 걸 좋아해요. 근데 요즘 운동하느라 못 먹어서 청양고추를 생으로 먹고 있어요. (그건 먹어도 괜찮아요?) 네. 청양고추는 야채니까..

그걸로 충족이 좀 되나요?

아니요.(웃음) 빨간 요리가 주는 효과는 없는 것 같아요.

식이 조절은 언제까지 할 계획인가요?

빠르면 10월말 늦으면 12월 말?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밥을 같이 먹을 때 얘기할 기회도 되는데, 연잎이랑 밥 먹는 시간이 달라서 같이 못 먹으니 아쉽기도 했어요.

맞아요. 저도 아쉽더라고요. 왠지 이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에 나만 뒤쳐지는 것 같은.. ?

그래도 꿋꿋이 하네요? (웃음) 엄청난 의지네요!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뭔가 맞춰볼 수 있을까요?

1시에 밥을 먹는다면 같이 먹을 수 있겠죠? 근데 제가 밥을 먹어야 하는 시간이 1시여서. 모두에게 1시까지 기다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래서 은채랑 요즘 종종 점심을 같이 먹는데. 은채가 도시락을 싸오는 날에. 은채랑 부쩍 친해진 기분이 들어요. 은채가 있어서 기뻐요. (다행이네요) 나의 점심 메이트. 은채가 이걸 들으면 부담스러워 하려나? (웃음)

활동회원일 때 곁에서 보던 들, 상임활동가가 되어 보는 들,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가요?

활동회원일 때는 마냥 엄청 대단하게 생각했던 거 같아요. 상임활동가들이 뭔가 엄청 똑똑해 보이고 아는 것도 많고. 뭔가 그런? 내가 활동회원으로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니까 더더욱 이들은 경험이 더 많아 보이고, 활동하면서 쌓은 이야기 이런 것들이 더 탄탄해 보이고. 그런 게 있었는데, 물론 지금도 그러하지만, 그때보단 좀 더 사람 같은 모습을 많이 보게 되는 거 같아서 좋은 거 같아요. 어떨 때는 저 사람이 약해지는 포인트, 혹은 저 사람한테 부담이나 어려움으로 작용하는 포인트 같은 것들이 회의 하거나 교육 분배하거나 이럴 때 보이니까, 저 사람도 이런 교육을 좀 부담스러워 하는구나, 저 사람도 자신 없어할 때가 있네, 이런 순간들? 자신 없고 긴장할 때가 있네 이런 게 보이니까.

다른 상임이랑 짝 지어서 교육 갈 때 종종 물어보는 게 “요즘도 교육 갈 때 긴장하냐?” 물어보는데 돌아오는 답이 거의 “주제에 따르지만 긴장한다”고 하더라고요. 아, 다들 긴장하고 부담스러워 하고 자신 없어 하는구나, 싶어서 그런 모습들이 오히려 좋았던 거 같아요. 그런 걸 보고 나니까 내 마음의 벽이라고 해야 하나 내가 이런 말 해도 되나 내가 이런 얘기 했는데 너무 어설프게 들리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이 약해지고. 그리고 어떨 땐 저 사람보다 더 괜찮은 의견을 낼 수 있겠다는 마음? 항상 내가 틀린 건 아니겠지. 때로는 그 틀린 판단을 내가 아니라 저 사람들이 할 수도 있어 이런 마음. 조금 더 동료가 되는 마음? 동료로 느끼는 마음이 생긴 거 같아요. 좋은 변화인 거죠.

연잎 얘기를 듣고 나니 연잎도 기존 상임도 말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 다행스럽게 느껴지네요. 특히 신입 위치에서 “저 사람도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건 중요한 것 같거든요.

그런 게 보인 시점이 제가 들 초반에 긴장했던 게 완화된 시점이 비슷했던 거 같아요. 저 사람도 사람이구나 보이기 시작하면서 엄청 긴장할 필요는 없네 생각도 들었고요.

 

상대방의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나와 똑같이 보는 걸 잘하는 편인 것 같긴 해요.

연잎이 기존 상임활동가 인터뷰를 한다면 묻고 싶은 질문이 있을까요?

신입 상임활동가가 들어올 때 기존 상임활동가들도 긴장을 할 것 같은데, 어떤 것들이 긴장이 되었는지랑, 신입활동가가 생겨서 좋았다 싶은 순간이랑 조금 벅차다 싶었던 순간? 궁금해요. 왠지 신입활동가 교육 준비하면서 그런 생각 했으려나 싶어서요.

그 교육 때 인권 조약 함께 읽기 부분은 기존 활동가들에게 더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거 준비하면서 다들 자기한테도 공부됐다고 했었죠.(웃음)

그리고 우리가 더 가깝고 편해지기 위해 시도해보고 싶은 사업? 도전? 프로그램? 물어보고 싶어요.

다른 상임들과 나이 차이가 느껴져서 힘들거나 한 순간은 없었는지 궁금해요. 나이가 중요하진 않다고 하지만, 공통의 경험이 다른 부분들이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것 같거든요.

저는 나이 차이는 별로 체감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활동 경험이나 교육 경험처럼 특정 주제에서 차이를 느낀 적은 있지만 나이 차이는 잘 안 느껴요.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자기 친구를 저한테 소개해주는 걸 좋아해서 아빠 일하는 데 놀러 가서 거기 있는 사람들하고 같이 놀고 이런 걸 같이 해서 그런지 상대방의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나와 똑같이 보는 걸 잘하는 편인 것 같긴 해요. 특히 상대가 연장자일수록. 제 머릿속에서는 개굴이 저랑 동갑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느낌인거죠. 개굴은 나랑 ‘또이또이’지 이런 느낌? 근데! 교육 경험이 드러나는 순간에는 저 사람이 교육 경험이 참 많다, 저런 거 내가 흡수해야지 이러는데 일상에서는 그런 거 잘 안 느끼는 거 같아요.

저는 나이 눈치를 잘 피해 가나 봐요. 그런 게 없는 건 아닐 것 같은데. 나이로 인해 보게 되는 눈치나 위축시키고 위축되는 순간들에 대한 감이 없는 건 아닐텐데 그런 걸 잘 이렇게 피하는 걸 잘하는 건지..(웃음) 나에겐 동갑 같은. ‘동갑’이란 표현이 좋은 건진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똑같은 마음?

하지만 나이와 경력이 또 서로 떨어져 작동하진 않으니..기존 사람들이 조심해야 하는 영역이겠죠.

그쵸. 위축되거나 그런 건 오히려 나보다 기존 상임들이 더 나이 차이를 느끼거나 조심스러워 하려나? 이런 생각은 해봤어요. 아니면 다들 적당히 잘 조심하고 있어서 더 못 느꼈던 것일 수도 있고. 앞으로도 조심하십시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터뷰 오면서 이런 얘기도 해도 되나 떠올리면서 생각했던 얘깃거리들이 있었는데 그런 걸 얘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만족합니다. 스트레스 받는 순간이나 긴장 탔던 순간들에 대해서 그동안은 주로 엄마랑 나누거나 짝꿍이랑 나눴는데 사실 들 사람이 아니니까 나눈다고 해도 뭔가 해결되거나 이후를 상상해보게 되는 방식은 아니잖아요. 순간의 감정을 풀거나 나를 다독이거나 내가 이걸 어떻게 하고 처리할지 나의 몫으로 남았던 것 같은데, 오늘 얘기를 하니 ‘들’과 나눈다는 느낌이 들어서 (나의 어려움도) 내 개인의 몫으로만 남지 않는다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다음 번엔 지나 님의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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