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선의 들썩들썩] 『유예된 존재들, 청소년인권의 도전』 리뷰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유예된 존재들, 청소년인권의 도전> 리뷰

오늘은 5월 5일 어린이날이다. 오늘날 어린이날은 단순히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는 날로 여겨지지만, 사실 어린이해방운동의 날로 어린이의 사람답게 살 권리를 요구하며 100여년 전 제정된 날이다. 어린이에게 단 하루 선물을 주며 끝나는 것이 아닌, 이 사회의 동료 시민으로서 어린이의 ‘존엄’을 침해하지 않는 삶을 고민하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유예된 존재들>이 그 고민의 방향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어린이날을 맞아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나는 몇 년 전 울산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활동을 했었지만 그 당시 청소년인권운동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학생인권조례가 기독교 단체의 반대로 난항을 겪는 과정에서도 부당하다는 생각만 가득 차 분노로 전전긍긍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청소년인권운동을 일찍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본다. 청소년 인권의 언어를 가지는 것이 잘 싸우는데 중요한 것이라 느꼈다.

청소년인권은 몇 년만 참으면 될 일로 여겨져, ‘중요한 일’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의 청소년인권에 대한 관심은 불필요한 일로 여겨졌고, 청소년인권에 대해 세세히 알 겨를이 없었다. 과거 분노만으로 싸우던 10대 시절을 떠올리면 <유예된 존재들> 책의 내용 일부만 알았어도 교장, 교사, 장학사, 시의원 등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웃으며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조목조목 틀린 부분에 대해 다 말했을 것이다. 이 사회에서 어린 존재들이 차별받고 있음에 동의하는 많은 사람들이 탄탄한 언어를 가지며 잘 싸워갔으면 좋겠다.

나는 청소년인권운동을 하고 있지만 ‘학생인권’과 ‘청소년 참정권’ 이슈에 발 빠르게 활동해왔기에 청소년인권의 전반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터져 나오는 청소년인권을 침해하는 사건들에 대해 잘 대응하고 싶지만 잘 모르기에 답답하기도 했다. 이러한 답답함이 <유예된 존재들> 통해 조금이나마 해소되었다. 청소년인권과 관련된 여러 궁금증도 다양해졌고,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나에게 <유예된 존재들>은 청소년 인권의 촘촘한 언어를 선물한 책이다. 과거 분노와 부당함에 맞선 나에게 ‘당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책의 내용은 구구절절 맞는 말이 많다. 책을 읽는 동안에 이러한 말들이 세상의 보편적인 언어가 되기를 기대했다. 그중 “성숙은 나이에 비례하지 않으며, 사람들은 나이 이전에 각자의 삶을 만들어 갈 권리가 있다. 나이는 하나의 참고 사항이거나 살아온 시간을 반영하는 것일 뿐, 그 자체로 우열의 이유는 될 수 없다.”는 문장을 마음에 새기고 싶다. ‘미성숙’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자신의 부족함을 탓하지 않을 수 있게끔 한다. 참 당연하고도 명쾌한 말이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많은 청소년 인권의 언어를 만들어온 청소년인권운동의 엿볼 수 있었다. 책의 저자인 공현님과 글을 함께 만들어온 청소년인권활동가들을 통해 싸울 힘을 얻었고 이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 청소년인권의 언어와 담론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가 되었으면 한다. 나 또한 내가 알게 된 청소년인권의 언어로 누군가와 연대하고 싸울 힘을 제공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책 유예된 존재들의 표지를 찍은 사진

* 리뷰를 빌려 하고 싶은 말
– 오늘 듣기 싫은 말은 ‘어른이날’이라는 말이다. 364일이 어른들의 날이고 오늘 하루도 어린이의 날일지 의심스러운데 제발 어른이날이라는 말 쓰지 않았으면 한다.
– 어린이의 사진을 SNS에 제발 그만 올렸으면 한다. 특히 ‘누구(이름) 몰래 올리는 사진’이런 말 하면서 올리는 사람 진짜 짜증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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